23. 단독주택 집짓기, 실용적인 세탁실에 대한 고민 1탄-세탁실은 필요한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런드리룸, 드레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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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와 건조기를 다용도실이 아닌 드레스룸에 두기로 결정했다.
결정까지의 과정을 돌아본다.

 

나 중심의 세탁기와 건조기 관계를 정의한다.

보통 세탁기와 건조기는 다용도실이나 베란다, 욕실에 두는 게 일반적인 배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언급한 위치는 물을 사용하는 공간이고 공간이 수평으로 넓게 확보하기는 어려운 공간이라 생각이 든다. 다용도실의 경우 세탁기 자리를 수직으로 배치할 수 있도록 이미 설계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베란다는 공간이 좁고 길에 뻗어 있다. 욕실의 경우도 공간을 나눠 쓰다 보니 좁은 공간을 할당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통돌이가 아닌 드럼 세탁기와 건조기의 배치는 수직 타워형태가 많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LG전자에서도 이점을 염두하고 워시타워를 만들었고, 수직연결 키트라는 것을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세탁기, 건조기의 수직 배치의 단점은 위에 놓인 기계의 조작과 세탁물을 넣고 꺼내는 게 힘들다 정도일 텐데 삼성과 LG에서 나온 제품들은 수직배치 시 아래 기기에서 위에 놓인 기기까지 조작할 수 있도록 컨트롤러의 공유가 가능하여 단점을 보완한 것 같다. LG 워시타워 콤팩트 버전은 위에 놓인 기기의 세탁물을 넣고 빼기 편리하도록 높이는 낮추기까지 했다. 대신 세탁 용량이 줄었다. 그리고 밀레 제품은 원래 작아서 수직 배치 시에도 크게 세탁물 넣고 빼기가 불편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 위에 놓인 기기에서 세탁물을 넣고 꺼내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아래 기기에서 세탁물을 넣고 꺼낼 때 허리를 숙이거나 바닥에 앉아서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와 세탁기/건조기의 관계를 고민해 본다.
주(메인)가 세탁기, 건조기가 아니고 나(자신)라는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접근하고 생각했다.

 

독립 세탁실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가?

세탁기는 왜 욕실이나 다용도실, 베란다에 있는가? 몇 가지 답을 정리해 본다.

• 물을 사용해야 하고 배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 세탁기 소음으로부터 생활에 영향을 받고 싶지 않다.
• 매일 사용하는 생활가전이 아니니 굳이 눈에 보일 필요가 없다. 
• 부피가 커서 미리 정해둔 공간에 놓아야 한다.
• 다용도실이나 베란다의 건조대에 빨래를 널다.

내가 생각한 고정관념의 답들을 바탕으로 세탁실은 굳이 다른 용도의 공간을 빌려서 들어가지 않고, 단독주택에서 세탁실은 따로 만들어서 전용 공간으로 제공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전용 세탁실이 있으면 어떤 행위들을 할지 행동관점에서 시나리오를 생각해 봤다.

• 땀이나 먼지가 묻은 옷을 벗어 빨래통에 넣는다.
• 샤워하고 나와 속옷을 빨래통에 넣고 젖은 수건을 널어 둔다.
• 건조된 세탁물을 접어서 옷장에 넣는다.
• 다림질이 필요한 와이셔츠나 실크를 다림질한다.

매일 세탁실에 빨랫감을 넣어두고 빨래를 널거나 건조가 완료된 빨래를 정리하는 공간으로 사용될 것 같다. 그리고 가끔은 외부에 빨래를 너는 모습도 생각해 보았다.

 

세탁실과 (나의)생활 동선을 매핑하여 문제점을 점검한다.

세탁실을 하루에 몇 번 왜 가는지는 점검한다.

• 샤워 후 수건과 속옷을 넣어야 한다. (하루 2번)
• 외부에서 입었던 옷을 빨기 위해 (하루 1회)
• 수건과 옷 세탁을 위해 (주 2회)
• 건조된 세탁을 걷기 위해 (주 2회)
• 세탁 용품을 정리하기 위해 (분기 1회)

생각했던 것보다 세탁실의 방문 횟수가 많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방문하는 목적은 세탁물을 가져다 놓기 위해 가는 것이었다.  만약 세탁실이 내 생활 동선에서 멀리 있다면?? 당연히 불편하겠지!?

해결 1. 인력을 사용한다.
빨래통을 각각 필요한 곳에 두고 세탁할 때 수거해서 들고 간다. 또는 매번 가는 게 어때서? 운동 겸 매일 가지!!

해결 2. 건축 시 빨래 전용 통로 구성
수건을 사용하고 벽의 구멍에 수건을 던지면 세탁실로 골인!! 좋아보이만 세탁실에서 세탁물 분류가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1층에 세탁실이 있는 경우 2층 욕실과 수직선상에 두고 구멍을 뚫어 빨랫감들 아래로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설계 시 1층과 2층의 연속성이 제약 사항으로 수반될 것 같다.

해결 3. 기계의 도움
런드리 젯 설치!! 이 정도 비용까지 투자할 여유는 없는 것 같다.

LAUNDRY JET! 세탁물을 자동으로 세탁실로 운반하는 아이템

 

해결 4. 세탁실 동선을 최소화한다.
내가 가장 많이 찾는 동선에 세탁실을 위치시킨다. 인력의 소비는 조금이나마 절감할 수 있지만 세탁실 위치에 따라 다른 공간들의 위치가 변경되거나 소외받을 수 있다.

 

세탁실의 존재를 재 정립하다.

생각한 해결책 중, 인력의 사용이냐? 인력의 절감이냐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하지만 단독주택은 나의 생활을 반영하여 만드는 것이라는 철학은 변함이 없어 인력을 절감하는 4번째 해결책을 선택하였다. 세탁실을 나의 동선 위에 위치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가장 많은 동선과 겹치는 침실과 연결되는 드레스룸과 세탁실을 붙여서 설계하기로 하였다. 드레스룸과 세탁실이 밀접하게 붙어있는 형태로 공간을 고민하다 보니.. 안방, 욕실 주변에 있는 공간과의 동선이 생각만큼 효율적으로 뽑아내질 못하였다. 그래서 드레스룸에 세탁실을 밀어 넣기로 했다. 동선의 문제도 있었지만 LG 오브제 제품으로 방향을 잡고 있어서 디자인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제 두 공간의 공유를 기반으로 공간을 구성하는 아이템들을 정리해야 했다. 의류와 액세서리, 가방, 돌돌이, 보풀제거기, 다리미, 다림판, 행거, 옷걸이, 청소도구, 의류관리기, 세탁기, 건조기, 세제, 빨래통 등 다양한 아이템을 수납하고 배치해야 했다. 그리고 드레스룸에서 고민하지 않았던 수전과 배수시설을 끌어와야 한다.

 

2탄으로 넘어가며...

남들과 다르게 나에 맞는 독립 세탁실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했지만 결국은 세탁실이란 존재는 사라지고 드레스룸의 한 가지 기능으로서 세탁기와 건조기가 필요하게 되었다. 2탄에서는 드레스룸의 구조와 세탁기, 건조기, 의류관리기의 배치에 대한 이야기이다. PS. 세탁기, 건조기도 거거익선 맞겠지 라는 생각으로 마무리 해본다.

실용적인 세탁실에 대한 고민 2탄, 세탁기와 건조기를 나에게 맞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