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패스 해지와 재가입 유도, 불편함의 미학 (티멤버쉽, 우주패스)

우주패스는 SK 계열사의 대표 구독 멤버십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11번가에서 사용하는데 구독 상품은 티멤버십으로 가서 확인하고 해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UI를 보면 티월드와 유사한 웹 애플리케이션 형태를 보이고 있고 11번가와는 이질감이 느껴진다.
본론으로 들어가 우주패스 해지를 위해 사용자가 경험해야 하는 불편함 이야기해본다.

그래도 전화해지하던 시절보다 나아지긴 했다.

 

1. 해지하기 메뉴를 찾을 수가 없다.

[이용 상품] 보기로 이동하고, 이용 중인 상품 탭을 선택하면 현재 사용 중인 멤버십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까진 11번가에서 약간만 헤매면 찾을 수 있다. 다음으로 결제 예정일이 나온 부분을 클릭하면 이용 중인 상품 상세로 이동할 수 있다. 클릭이나 선택이 가능하게 보이지 않고 일반 정보성 텍스트로 보이지만 링크 버튼으로 동작하고 있다.

클릭을 하고 나면 [이용 상품 상세] 페이지로 이동된다. 여기서도 스크롤을 맨 하단으로 내려야 우측 하단에 작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다.

 

2. 시대에 뒤떨어진 해지방어

해지 메뉴에 들어가면 관심도 없는 지난 혜택 정보를 보여주고 있다. 담당자는 총 할인금액 42,500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하여 포인트 컬러와 볼드체를 넣은 듯하다. 해지하려는 고객의 입장에서 무엇 때문에 해지하려는지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했다면 1차원적인 정보를 표시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이 좋은 혜택을 정말 포기하시겠어요? 
라고 물어보고 버튼의 텍스트는 질문과 이어지지 않는 문구를 넣어놨다.

• 해지하기 => 네, 포기할래요.
• 유지하기 => 아니요, 유지할게요.

한국어를 조금만 생각하면 문구 정도는 잘 선택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사용자가 실수하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해지하기 버튼을 누르고 넘어왔음에도 한 번 더 매달린다.
위 우측 이미지를 보면 우주 패스의 다른 멤버십을 소개하며 변경을 유도한다.

우주패스 mini로 변경하시겠어요?

• 아니요
• 변경하기 

질문과 버튼 문구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기획한 사람 칭찬해~

 

 

유아(오마이걸) - Lay Low , 뮤직비디오, 신곡 선공개, 가사, 트렌디한 노래

 

3. 넌 나에게 빠졌어~ 무한궤도

이제 최고 난이도이다.
모든 해지 과정을 마치고 해지 사유 데이터 수집을 위한 페이지로 도착한다.
페이지가 아니고 다이얼로그(팝업) 형태의 메뉴이다.

자연스럽게 해지 사유를 체크하였다.
그리고 파란색 버튼을 눌렀다.
나의 멤버십은 유지되었다.

하... 기획한 사람 정말 칭찬한다.
해지하기 과정을 모두 진행하고 와서 마지막 설문 조사를 하고 설문 전송을 하기 위해 액션을 취했다.

당연히 설문조사를 전송하기 때문에 긍정의 오른쪽 버튼, 포인트 색상이 표시된 버튼을 눌렀는데..
웬걸.. 설문 접수 완료가 아니라 유지하기이다.

이 페이지를 3번이나 보고 나서 내가 글을 못 읽는 건가... 기획자 의도에 당한 건가 내가 한심해졌다.
그냥 바보가 되어버렸다.

우주패스 상품을 이용하는데 불편한 점이 있었나요?
라고 물어보고 아래와 같은 문구의 버튼을 두니...

• 해지하기 
• 유지하기

 

4. 해지 예정, 또 다른 개미지옥

어렵게 해지 신청이 되었다.
하지만, 사람의 심리 그게 무엇인지..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다시 해지 신청 과정을 진행한다.

해지 예정이지만 아직 멤버십 기간이 만료되기 전까지는 멤버십이 유지되어 활성화되어 있는 것 같다.
처음 해지처럼 변경과 유지 등 함정들이 회피하고 나서, 마지막 해지하기 버튼까지 도달할 수 있다.

첫 페이지에서 해지 신청 취소 버튼처럼 해지하기 버튼이 있으면 참 좋으련만..

11.11 광군제, 3개 골라 5달러 추천제품과 구매제품 (13일까지 광군절, 십일절)

 

예상치 못한 오류 페이지.
예외처리를 하지 않았나 보다.

이게 서비스 수준인듯하다.

 

구독 서비스가 보편화되었고 사용자들은 필요에 따라 서비스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
과거처럼 이탈한 사용자가 다시 안 돌아오는 현상이 드물다. 
경쟁 서비스가 없거나 경쟁 서비스보다 월등히 좋거나 하면 불편해도 이용하고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오기 마련이다. 

이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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